완벽주의를 반드시 버려야 하는 이유 - 조직을 병들게 하는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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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이야기

완벽주의를 반드시 버려야 하는 이유 - 조직을 병들게 하는 심리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냥 어른이 됩니다. 하지만 나의 내면이 성숙해서 어른이 되는건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도 우리는 스스로가 못나 보일 때도 있고, 뭔가가 부족한 것 같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감이 들때도 많습니다.

오늘은 이런 자기 확신과 완벽주의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완벽주의는 현대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나 직장 생활 오래하신 분들은 잘 보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요. 저 또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는데 돌이켜보면 부모님이 완벽주의자이셨던 영향도 컸던 것 같습니다.

 또 상품기획자(MD)로 직장 생활을 오래 하면서 스스로 더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어갔던 것 같아요. 직장 내 분위기도 한몫을 했었고 완벽주의인 직원들도 많이 있었구요. 그래서 저는 얼마 전까지도 완벽주의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럴만도 한게 완벽주의를 가지고 일을 하면 아무래도 업무 완성도도 높고 그런 직원들이 확실히 책임감도 남달라서 회사 내에서 신뢰를 쌓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은연 중에 약간은 좋은 속성? 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래서 그랬을 수도 있구요. ㅎㅎ

그런데 완벽주의가 우리에게 야기하는 다양한 심리적인 문제들을 따라가다 보니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회사생활 하는 조직에서 바보같이 보일까 두렵고 유능해 보여야한다는 압박이 있으면 자연스레 완벽주의가 생기고 동시에 항상 두려움이 깔려있게 됩니다. 내 업무 환경에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항상 나를 압박하고 있는 거이죠. 이 압박이 지속되면 두려움은 불안을 몰고 와서 이제는 아무 일이 없을 때도 막연한 불안감까지 느끼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이런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일에서 용기를 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이 어려워지고 현상을 유지하는데 급급해집니다. 또 시키는 일만 제대로 하려고 하게 되구요.

나의 이런 소극적인 행동들은 자기 방어적인 태도를 키우기가 쉽고 나아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리고 '자기가치감'에도 손상을 입히게 됩니다.

「나는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라는 책에서 브레네브라운은

 "당신이 자기 가치감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는 순간 남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애걸하게 된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자기 가치를 인정해달라고 애걸한다는 건, 남들의 평가에 따라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흔들리고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전전긍긍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겠죠.

저의 회사 생활이 바로 이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뭐하러 그랬을까 싶지만, 그때는 사고방식이 이렇게 형성이 되어버려서 스스로 이렇게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는 작업도 하지 않고 그냥 이 패턴대로 생각하고 일을 하고 했었는데 얼마나 악순환이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아마 저와 같은 패턴을 지금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브레네 브라운이 제시한 해결책은

내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드러낼 용기를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브레네 브라운은 본인의 여러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취약함을 드러낼 용기를 많이 강조합니다.

이 시작 단계가 모든 실타래를 푸는 열쇠인 것이죠.

매들린 랭글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취약성을 인정하는 과정이고, 살아있는 한 우리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고까지 하였습니다. 사실 완벽해지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동시에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실수를 하고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지 않나요?

저는 이 사실들 속에서 그걸 어떻게든 다시 통제하려고 애를 썼었지만 그게 잘못된 방향이었던 것입니다.

매들린 랭글의 말처럼 우리는 살아있는 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 어쩌면 진리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또 든 생각이, 만약에 내가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게 되는 회사의 분위기가 조직원들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직원의 용감한 시도가 실패하면 무능하게 인식되며 사람들 사이에 완벽주의가 팽배해 있어도 내가 과연 취약성을 드러낼 용기를 낼 수 있을까?입니다.

취약성을 드러내려면 일단 스스로가 자신의 취약성을 잘 알고 이를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스스로 이 작업은 할 수 있어요.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면 되니까요.

그런데 관건은, 내가 아무리 나를 이해했다고 해도 조직에 있는 다수의 타인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요?

우리는 끊임없이 내가 가진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고 상호 작용을 하는 존재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힘들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저는 나의 돌봄과 동시에 내가 처한 환경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물론 브레네 브라운도 이를 지적합니다. 그녀의 또다른 저서 '리더의 용기'에서 그녀는 조직을 병들게 하는 10가지의 원인을 제시합니다.

혹시 조직 관리를 하시거나 경영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여기서 지금의 이야기와 관련된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완벽주의와 두려움은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성장하고 학습하지 못하게 만든다. 

수치심에 사로잡힐 때 지원들이 서로 남탓을 한다.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학습에 열중하는 조직원이 없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고 적극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다.

현상 유지와 집단 사고 때문에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이 없다.

등의 지적이 나옵니다.

내가 취약성을 받아들이고 드러내려면 이를 포용하고 공감하는 조직의 환경은 필수적입니다.

혹시 회사 생활 하시는데 스트레스가 많고 마음이 힘드시다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의 불완전함이 사실은 완전한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저도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