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신선도와 올바른 보관 법

커피의 맛과 향에는 로스팅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이 단계에서 많은 것이 결정되고 각종 산화물이 생겨나지만, 로스팅이 끝나고 난 이후에도 원두의 산화는 계속됩니다.

휘발성 화합물이 계속 방출되는 것이죠. 그래서 구입한 원두가 시간이 지날수록 향이 점점 옅어지고 변하는 것입니다.

로스팅을 한 후 24시간 이내에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진 많은 화합물들이 방출되고 이후 몇 달 동안 계속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말하는 커피의 신선함이란 이 휘발성 물질의 손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휘발성 물질들은 원래 커피 콩 안에 들어있는 성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커피 콩의 표면적과 비례합니다.

커피 콩이 통으로 온전하게 있을 때 공기와 접촉하는 면과 그 콩을 잘게 가루로 갈았을 때 각 입자의 표면 면적을 비교해서 생각해보세요. 당연히 곱게 갈면 갈수록 커피 콩이 공기에 닿는 면적은 증가합니다.

로스팅을 한 후 콩을 바로 분쇄하면(가루로 갈아버리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전체 휘발성 물질의 26~59%가 증발한다고 합니다. 집에서 해 드신다고 원두 구매하신 적 있으시죠? 고객들의 편의상 가게에서는 원두를 갈아서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커피의 맛과 향을 위해서는 그냥 홀빈 상태로 가져와서 그때그때 분쇄해서 만들어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선함을 좌우하는 또 다른 요소는 커피콩의 산패입니다. 산패란 산소와 닿아서 부패되고 변질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산패에 영향을 받는 결정적인 성분은 커피 안에 들어있는 기름과 지방 성분입니다. 때문에 공기와 닿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로스팅 후 얼마정도까지 괜찮은 건가요? 이것은 딱 기준을 정확하게 정하기가 애매한 부분입니다. 사람마다 민감도가 다르기도 하고 콩의 상태도 다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커피 전문가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커피의 맛과 향을 실험한 결과 로스팅 후 1달 이내의 커피는 날짜간의 차이를 일반 소비자들은 구분하지 못했다고 해요. 물론 시간이 3개월, 6개월 지나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차이는 커집니다. 그래서 확실한 것은 로스팅 후 1달까지는 보관을 잘한다면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온도가 높을 수록 기체의 증발과 산화는 빨라지며 원두가 습기에 닿아도 변형이 일어납니다. 때문에 고온과 습기도 피해야 할 요소입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보관해야 좋은 것일까요?

원두는 분쇄하지 않고 홀빈 상태로 보관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표면적에 따른 기체 증발 때문인데요, 드실 때 그때그때 갈아서 보관합니다.

온도가 낮은 곳에 보관합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냉장고에 넣거나 냉동실에 넣으시는데요, 냉동실에 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냉동 상태에서 분쇄하면 입자가 고르게 갈리지 않고 무엇보다 원두를 실온에 꺼내었을 때 입자 표면에 생기는 물기가 변형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꺼내어 물기가 생긴 남은 원두를 다시 냉동실에 넣는 것을 반복할 수록 남은 원두의 변형은 더 심해집니다. 냉장실의 경우도 물기가 어는정도는 생길 수 밖에 없는데요, 실온보다는 낮은 온도이기는 해서 어떤 방법을 택하실지는 장단점을 고려해서 결정하세요.

참고로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은데요, 이에 관한 정확한 수치가 나온 것은 없으니 참고하세요.
일반적으로 식품들은 모두 보관 시 혹시 모를 변형에 대비해 직사광선을 피해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규칙입니다.

그리고 시중에 원두 봉투에 배꼽처럼 구멍난 플라스틱이 붙어 있는 것을 보셨을 거예요. 이것은 공기가 밖에서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안에서 원두에서 나온 기체는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든 일방향 밸브 (one-way valve)인데요, 사실 이 장치로도 안에 들어간 원두 산패는 막을 수 없습니다. 이미 봉투에 포장할 때 진공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공기가 들어간 채로 밀봉했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보다 완벽한 방법은 내부를 질소 충전하는 것입니다. 과자 스낵류들 보시면 봉지 내부를 질소 충전해서 한참 지나서 먹어도 여전히 바삭하잖아요. 그렇게 포장하는 것이 산화를 막는 방법입니다. 일반 로스터리에서 구매하셨다면 1달 이내로 최대한 빨리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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