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체중의 변화가 좀 큰 편입니다. 고등학생 때는 비만해져서 정상 체중으로 돌리기까지 5년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그때는 체형 때문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신경증적으로 내 살과 체중에 집착하고 스트레스도 참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현재 관심사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유난히 다이어트,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과 자주 했어요.
물론 지금도 저는 체중이 쉽게 바뀝니다. 즉 살이 잘 찌는 체질이예요. 살찐 사람들 누구나 그렇듯이 저의 경우도 찌는 것은 굉장히 빠르고 쉬운데 빼는 것은 어찌나 더디고 어려운지, 언제나 되돌리고 줄이는 것에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제가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된것은 먹는 것이 제 심리 상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 상태에 따라서 불규칙적으로 많이 먹는다는 것이죠. 스스로 추적해 본 결과 저는 상황이 내 뜻대로 안 풀린다는 생각이 올라오거나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 입에 무언가를 넣어서 이 감정을 해소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눌러서 읽어보시는 분들도 분명 저와 같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고민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나도 제어를 못하는 폭식, 과식을 하게 되는 건 저처럼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지만 단순히 이를 스트레스라고 뭉뚱그려 결론 내고 치워버리면 해결이 어려워집니다. 스트레스 안에서도 저처럼 스스로가 무너지는 특별히 취약한 심리 반응을 잡아 내셔야 해요. 심리척인 문제라면 분명히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문제를 일으키는 사고 회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1. 행동을 유발하는 사고 방식, 감정 알아치리기
나도 모르게 찬장에 들어 있는 과자를 꺼낼 때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는 겁니다. 내가 여기 오기 직전에 무슨 생각을 했었지? 무슨 기분이 들었었지? 그러면 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원인이 되는 생각을 알아차리더라도 먹는 충동을 멈출 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당장 고치려고 하고 먹으면 안 된다고 자책하면 아것이 더 스트레스로 돌아와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참았다가 더 많이 먹는 식으로요.
이 때 중요한 건 기다리는 마음과 스스로를 따뜻하게 돌보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습관은 고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습관을 고치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은 나의 문제를 알아차리는 것이고 이미 알아차린 것 만으로도 중요한 진전을 보인 것입니다.
나에게 이 문제를 인지시켰고 사고방식과 행동 사이의 관계를 주입했다면 뇌는 스스로 문제를 고쳐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번 실패하더라도 그 때마다 알아차리고 자책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입니다. 나와의 절대적인 신뢰와 우정의 마음을 가지고 말이죠.
저도 문제를 인지하는 연습을 한 후로 패턴을 잡아가기까지 3달 정도 걸렸습니다. 저도 스트레스가 걷잡을 수 없을 때면 속에서 '지금 이거 안 먹어도 되는 상태인 거는 알아. 그런데 못 참겠으니까 그냥 먹을게' 이런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면 그냥 마음을 놓고 먹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천천히 먹으려고 했습니다. 맛을 하나하나 느끼면서요.
그러면 어느 순간 먹기 싫어지는 경우도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
2. 최대한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보기
어쩔수 없이 먹어야될 것 같다면 최대한 천천히 먹어 보세요. 맛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신중한 태도로 먹는 것입니다. 여기에도 알아차림의 기술이 적용됩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먹고 있는 음식의 질감은 어떤지, 향은 어떤지, 씹는 맛은 어떤지, 간은 잘 맞는지 등 맛과 관련된 부분들을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 놓고 파악해 보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천천히 먹다보면 자연스레 포만감이 느껴져서 멈추기가 쉬워지기도 하구요, 맛을 충분히 느끼는 것 만으로도 때로는 마음이 이제 질려서 그만 먹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3. 대체재 만들어 놓기
저의 경우는 음식 생각 한번 안하고 잘 있다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소위 '포텐이 터진다'고 하죠, 갑자기 식욕이 당겨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끌어넣듯이 먹은 적도 많아요. 미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분들은 공감해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소나기 밥을 먹는 것은 사실 건강에 정말 좋지 않습니다. 일단 한번에 많이 먹으면 위와 장에 부담이 가구요, 활력도 떨어지고 참을성이 없어지고 신경질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 과하게 먹었던 차라 오랜 시간 굶게 되고 그러면 공복 시간이 길어져서 또 과식을 하고. 일종의 반복되는 사슬을 내가 스스로 만드는 셈입니다.
저의 경우는 밥도 많이 먹은 상태에서 칼로리가 높은 과자와 빵을 찾아 먹었습니다. 한 끼 칼로리로 1,500kcal 넘게 먹은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성인 하루 권장량이 2,000kcal인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억지로 참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저만의 대체재를 지정해 놓았습니다. 제가 직접 구운 버터 쿠키였는데요, 칼로리도 높고 맛있고 시중에 파는 과자들 보다는 건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이 방법은 정말 효과가 좋았습니다. 수제 버터 쿠키도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먹었어요. 저는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며 기다리기로 했죠. 매일 쿠키를 구워서 손이 쉽게 가는 곳에 놔두고 뭔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나면 이 쿠키를 먹었습니다. 이건 제 자신과 즐겁게 타협한 것이었어요. 과자 마음껏 먹어도 좋은데 단 이것만 먹자구요. 그리고 쿠키 종류도 일부러 버터 쿠키만 계속 구웠습니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건 일주일 정도 지난 다음부터였어요. 자연스럽게 잘 먹지 않게 되더라구요, 매일 구워야 했던 쿠키를 3일 만에 굽게되는 식으로 먹는 양이 줄어들었고 다행인건 다른 과자가 눈에 들어 오지는 않았어요. 이 쿠키 자체로도 충분히 내 교란된 뇌가 만족할만큼 열량이 높았고 맛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이 와중에도 칼로리 생각하며 뻥튀기나 다른 살 안찌는 간식을 택했다면 저는 보복심리가 발동해서 곧 더한 케이크 같은 음식을 먹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건 내 뇌가 요구하는 걸 들어주면서 서서히 질리게 만들었던 거였어요. 요가 책에도 중독에 관한 조언이 나오는데요, 음식 중독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질리게 먹는 것이었습니다. 사탕을 끊고 싶은데 끊을 수 없다면 앚은 자리에서 사타을 한 통을 놓고 질릴 때까지 먹어라. 그러면 해결될 것이다 라는 이야기인데 어느정도 적용이 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누구나 해답은 질릴 때까지 먹는 버터 쿠키인가요? 그건 당연히 아닙니다. 각자 과식하는 사고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상 1단계의 알아차리는 훈련을 계속 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는 과식 후 고칼로리 간식 찾기라는 패턴을 발견하고는 일단 간식부터 끊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대체재를 걸어둔 것이었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방법과 메뉴를 정하고 실행해보세요.
식사 패턴을 알아차리고 제 몸이 버터쿠키에 질려가기 시작하면서 자연히 과식하던 식사에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전에는 포만감과 공복감, 그 사이의 배의 상태를 잘 구분하지 못했는데 포만감을 더 민감하게 느끼기 시작했고 지나치게 과식을 하면 메스꺼움이 올라오더라구요. 사람들이 말하는 토할 때까지 먹었다가 어떤 느낌인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식사 습관은 단순히 내 신체만의 작용만이 아니고 심리적인 작용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고 싶은신 분들 계시다면 오늘부터 알아차리기 연습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세요. 3달 안에는 효과가 분명히 나타납니다. 그 동안 중요한 것은? 나와의 무조건적인 신뢰와 우정으로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모두 건강한 생활 하세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관심있으실 분들을 위해서 제가 대체재로 먹고 효과 본 수제 버터 쿠키 레시피도 곧 쿠키 만들 때 찍어서 글로 올려둘게요. 참고하실 분들은 만들어서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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