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he health'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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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식재료 효능 및 식습관

'What the health'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What the health' 라는 해외 다큐멘터리가 있다. 결정적으로 내가 채식을 목숨 걸고 실천하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몇 년 동안 채식을 권유 받는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매번 '언젠가는 지키겠지.'라며 미루고는 했었다. 꼭 가려서 먹어야 하나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어릴 때부터 고기를 찾아서 먹을 정도로 좋아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회 생활도 해야 하는데 채식만을 고집하면 일상 생활에 제약이 너무 많이 따르게 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음식점 메뉴들의 대부분에 고기가 재료로 쓰이고 있고, 순수 채식 메뉴는 일부러 찾아가야 먹을 수 있을 만큼 희소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저는 고기 안 먹습니다.'를 외치는 것은 또한 너무 유난스러워 보이고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쉽사리 실천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라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What the health'는 2017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육류와 유제품의 섭취가 인간의 건강에 해롭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고 나서 관심이 생겨 여러 자료들을 찾다보니, 미국 내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을 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의사들이 많이 있었다. 채식을 권하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편향된 출처 사용,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미약한 과학적인 근거들로 결론을 지어버리는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동감하는 바이다. 건강이라는 대단히 복잡한 문제에서 육류와 유제품을 무조건적으로 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는 사례나 인용된 연구 결과들이 빈약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 작가의 주장 속에서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을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은 느낀다.

1)  당뇨 유행병의 시대 - 단 음식 먹으면 당뇨 걸리나요?

  전 세계 당뇨 환자가 3억 1천 5백만명이고 미국 노인 의료비의 1/3이 당뇨 치료에 사용되고 총 의료비의 1/10이 당뇨 환자에게 쓰인다. 인류의 사망 요인의 70%는 당뇨, 관절염, 심장병, 치매, 비만, 암 등이고 이러한 질병들은 생활 습관과 관련되어 있으며, 따라서 이들은 예방이 가능하다. 만성 질환의 위험 요인을 따진다면 흡연보다 식습관이 더 심각한 요인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도 모두 질병이 발생한 환자의 치료에 집중하고 있지, 아직 병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들의 질병 예방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당뇨에 걸릴까? 이는 어릴 때부터 심어지는 사회적인 편견이다. 이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당뇨는 '절대로' 고 탄수화물 식단이나 당분 섭취로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 당뇨의 원인은 '혈관에 지방이 축적되는 식습관'이다. 이는 전형적인 고기 위주의 동물성 식단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의 근육 세포에 지방이 붙게 되면 인슐린 저항이 발생하게 된다. 세포에 붙어 있는 지방 때문에 우리가 섭취한 당분은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에 축적되는데 이것이 당뇨이다.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1인분의 가공육을 먹는 것은 당뇨병 발병률을 51% 증가시킨다고 한다. 당뇨는 탄수화물보다 고기와의 연관성이 더 크다.

2) 고기는 발암 물질이다.

 세계 보건 기구가 햄, 베이컨, 소세지와 같은 가공육을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이는 10개국의 800여 건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검토된 것인데, 매일 50g의 가공육을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률이 18%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베이컨 한 봉지가 보통 100g정도이다. 얇은 베이컨이 10장 정도 들어있으니까 한장 당 10g이고 베이컨 5장만 먹어도 50g을 섭취하는 것이 된다.  소세지는 어떠한가? 우리가 보통 사먹는 작은 크기의 비엔나 소시지는 한 봉지가 400g 정도이다. 보통 볶거나 삶아 먹을 때 반 봉지씩 또는 한 봉지를 다 넣고 조리한다. 혼자 먹을 경우 이 소시지를 8일간 먹더라도 하루에 50g씩 섭취한 것이 된다. 이미 50g 이상 섭취하고 있었다! 가공육이 1급 발암 물질이라는 것은 담배, 석면, 플루토늄과 같은 등급이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석면 가루가 나오는 초등학교 건물이 위험하다'는 뉴스를 보면 놀라고 걱정하면서 어린이들과 우리가 그렇게 자주 반찬으로 먹는 소시지와 베이컨은 왜 놀라지 않았던 것인지가 더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붉은 고기는 안전한가? 붉은 고기는 2급 발암 물질이다. 닭고기도 못지 않은데 시중에 판매되는 프랜차이즈 KFC, 맥도날드의 가공된 닭고기들 모두에서 발암 물질이 나온다고 한다. 미국인이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는 주요 섭취원은 닭고기이고 그 다음은 달걀이다.

3) 달걀과 유제품은 포화 지방의 공급원이다.

 매일 1개의 달걀을 섭취했을 때 기대 수명이 미치는 피해는 매일 담배 5가치를 핀 것과 같다고 한다. 이는 노른자 때문인데, 노른자는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 덩어리이다. 일상 생활에서 포화 지방산의 최대 공급원은 고기가 아니라 유제품이다. 유제품은 암의 발벙을 촉진하며 특히 호르몬 관련 암(전립선 암, 유방암, 난소암 등등)에 더 위험하다. 우유 및 유제품은 전립선 암 발병을 34% 높인다. 하루 1인분의 유제품을 먹는 유방암 병력이 있던 여성은 유방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49% 증가하며 다른 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무려 64% 증가한다.  

4) 생선도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

 생선을 섭취할 때 위험한 요소는 폴리염화바이페닐, 수은,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이다. 참치 한 캔에 우유 한팩과 비슷한 양의 포화지방산이 들어있다. 또한 생선은 서식 환경 상 수은 축적의 스펀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는 큰 생선으로 갈 수록 축적된 정도가 커지고 살충제와 제초제가 축적된 정도 또한 크다고 한다. 양식된 어류에는 이에 더해 다량의 항생제가 쌓여 있다.

5) 인류가 만든 독성 물질 다이옥신은 고기, 유제품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온다.

 대표적인 화학 독성 물질이 다이옥신인데 이는 암을 일으키고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킨다. 우리가 이러한 독성 물질에 노출되는 경우의 93%는 육류와 유제품을 통해서이다. 먹이 사슬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독성 물질에 노출되려면 소각장 앞에서 독성 연기를 14년 동안 마셔야 하는 양이라고 하니 실로 너무 충격적이다.

6) 축산물에 투입되는 항생제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소, 돼지, 닭 각종 육류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폐사하지 않고 유통시키기 위해서 축산업계는 다량의 항생제를 동물들에게 투여해서 유지시키는데, 미국 제약 업체에서 생산하는 항생제의 80%는 축산 업계에 유통된다고 한다. 동물에게 먹이는 항생제의 경우 동물에 대한 위험성만 실험하고 인체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고기를 먹을 때 이들이 투여 받은 항생제에 대한, 그리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각종 독소를 함께 섭취하게 된다.  

7) 그러면 대체 무엇으로 단백질을 채울 수 있나요?

 '모든 단백질은 식물로부터 온 것이다.그것이 전부다.' 감독이 인터뷰했던 한 의사 선생님의 확신에 찬 대답이었다. 꼭 동물의 조직을 먹어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공기에서 질소를 포집해서 이를 아미노산 화합물로 변환 시키는 것은 오직 식물만 할 수 있는 작업이다. 고기를 먹어서 섭취하는 단백질은 식물 단백질이 재활용된 것이다. 생리학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더 유익하다.

'열량 면에서 충분한 열량을 섭취했다면, 현미 쌀과 브로콜리 같은 것만 먹었어도 단백질은 충분하다. 물론 단백질의 양과 질 측면에서 말이다. 현미 쌀과 브로콜리 2,000칼로리면 하루 80g의 단백질을 섭취하게 되는데 최적의 건강을 위한 단백질을 모두 섭취하는 양이다.'

 조금의 혼란이 생겼다. 분명히 동물성 단백질이 인체에 더 유익하다는 연구가 실린 기사를 몇 년전에 지나가면서 보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현재도 인체의 신비는 다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며, 식이 습관과 영양과 관련한 각종 연구와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로 대치되는 결과를 발표하는 연구들이 지금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은 광범위한 축산 업계, 낙농 업계, 제약 업계의 이익과 산업을 위해서, 자본주의적인 논리로 사회가 이러한 부작용들을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경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선택과 판단은 온전히 소비자인 우리 개개인의 몫일 것이다.

'Let food be thy medicine and medicine be thy food.' -Hippocrates

             '음식이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어야 한다.'